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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어떻게 도울까? #1 | ‘도움이 필요한 아이’

_학교의 공동체를 찾다 | 학생 상담

· 교육의 공공성

올해 우리 반에는 고민스러운 아이가 있어요.

“올해 우리 반에는 고민스러운 아이가 있어요.

3월을 시작하며 ‘도대체 이 아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라는 고민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혼자 고민하기에는 제가 아는 것이 적고 경험도 부족했어요. 한계를 많이 느꼈지요. 이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찾는다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했어요. 다른 선생님들이 해주시는 조언을 듣고 싶었어요.”

교사가 3월을 맞이한다는 의미는, 어떤 면에서는 이런 아이들과의 한판 씨름을 시작하는 뜻이기도 합니다. 1회전 때는 화이팅을 외치며 잘 지도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다가, 2회전엔 만만찮은 적수란 걸 경험하며 분노와 좌절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3회전엔 애써 못본 척 고개를 돌리다가, 4회전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의 기회를 얻어 멋지게 눌러버리기도 하지요. 그렇게 교사들은 학급의 이 아이 두고 각자 분투합니다. 저마다의 관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의 방법을 사용해봅니다.

교사들은 이런 아이를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러왔습니다. 문제 아이, 관심 학생, 학습부진아 등등.. 대상을 어떻게 부르는가는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을 반영하지요. 문제 아이라는 명명은 그 아이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으로 여기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관심 학생이라고 부른다면 여기에는 교사가 아이를 남다르게 예의주시하며 적절치 못한 일을 막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학습부진아라고 규정하는 것은 아이의 부진한 영역을 평균의 학생들처럼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도를 갖게 하구요. 모두가 나름대로 이유를 가진 명칭이지만, 과연 이것이 내 학급의 아이를 온전히 설명하고 있을까요?

이 아이를 이렇게 부르면 어떨까요?

도움이 필요한 아이’​

그렇다면 교사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이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이 아이를 어떻게 도울까?’

"그러다 생각이 들었어요. '각 반에는 이런 아이들이 한 명씩은 있기 마련이지. 나 혼자 끙끙대지 말고 각자의 고민인 아이들을 지도할 방법을 선생님들과 함께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옆의 선생님들과 이 질문을 함께 끌어안을 수 있으면 어떨까요? 각자의 맡은 학년, 맡은 교과, 진도는 다르지만,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맡고 있다는 공통점에서 출발했으면 합니다. 이 아이를 대할 때의 답답한 마음, 분노 그리고 막막함까지도 속 시원히 꺼내어놓을 수 있으면 해요. 그 위에 선생님들의 저마다 갖고 있는 경험과 이해를 나눌 수 있으면 무언가 길이 보이지 않겠어요?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돕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